입냄새 고민, “선생님 양말 드셨어요?”
입냄새 고민, “선생님 양말 드셨어요?”
  • 김현주 기자
    김현주 기자
  • 승인 2018.05.11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 중인 최영미(43. 가명)씨는 학교에서 진로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수업 준비와 학사 일정은 물론 학생 진로지도 준비까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일한다. 평소 활발한 성격이지만 한 달 전 학생에게 장난 섞인 얘기를 듣고 난 뒤엔 본의 아니게 조용해졌다. 진로지도 상담 중 학생이 ‘선생님 점심에 양말 드셨어요? 입냄새 지독해 참을 수 없네요’라고 한 것이다. 학생의 이런 말에 충격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 얘기를 듣고 난 뒤 다른 동료 교사들이 얼마 전부터 본인을 피하고 대화를 빨리 마치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입냄새를 없애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양치질을 하고 가글 제품으로 입은 헹구기 시작했다. 아예 음식을 먹지 않은 적도 수차례지만, 입냄새는 여전하고 이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는 더욱 커져갔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한의학 박사)은 “입냄새를 피하려 극단적으로 금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식은 입냄새를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해우소 한의원 자료에 따르면 입냄새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 10명 중 3명이 입냄새를 피하기 위해 금식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3일에서 길면 일주일 정도 금식을 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전문의들도 입냄새의 가장 큰 원인을 구강 청결에서 찾는다. 음식을 먹고 나면 입안에 음식물과 재료 특유의 향이 남게 된다. 또, 치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입냄새를 풍기게 된다. 여기에 흡연자들은 식후 담배까지 피우게 된다. 또, 커피가 일상생활이 되면서 커피 한잔이 식사 후 자연스런 패턴이 된지 오래다. 입안에 음식물 향취와 찌꺼기가 남아 입냄새를 풍기는데 담배, 커피 등 자극적인 향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심한 입냄새를 풍기게 된다.

잠자기 전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호흡으로 들어온 세균이 결합해 부패하면서 입냄새를 더욱 키우게 된다. 심할 경우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과 만나 치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양치질과 입안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입냄새를 만들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입냄새가 말 그대로 ‘입 안’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하면 비교적 쉽게 해결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구강 문제가 아니라 다른 원인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문의들은 구취가 입안 문제가 아니라면 몸 안 문제라고 설명한다. 몸 속 장기의 상태가 나쁘거나 다른 질환이 있을 경우 고약한 입냄새나 나타난다고 말한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양치질과 구강 청결을 열심히 해도 입냄새가 계속되면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한다”며,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의 신체는 식물처럼 스스로 광합성으로 에너지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외부로부터 공급 받은 음식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에너지원을 만들게 된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몸속에서 분해해 각 기능별로 필요한 에너지원을 만들어 쓰게 된다. 이후 필요 없는 것들은 몸 밖으로 배출되는 일련의 인체 과정이 이뤄지게 된다. 이 과정은 몸 속 장기가 담당하게 된다. 만약 몸 속 장기의 상태가 나쁘거나 질환이 있으면 이 프로세스는 당연히 깨지게 된다. 이럴 경우 필요 없는 것들이 몸 밖으로 배출 되지 못하면 그대로 축척된다. 몸속에 계속해 축척이 이뤄지면 입냄새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가스가 발생한다. 입냄새는 입안 냄새가 아니라 대화나 호흡시 구강을 통해 외부로 나오는 불쾌한 악취라고 김준명 원장은 설명한다.

이 가스는 그대로 역류해 상대방의 인상을 찌푸리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또, 혈액 속으로 스며들게 되면 몸 속을 돌며 끊임없는 악취를 풍기게 된다. 양치질과 입안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극단적인 금식을 했는데도 입냄새가 심하다면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을 충고한다. 몸 속 장기의 상태가 나쁜데 입안만 챙기는 것은 ‘왼쪽 다리 가려운데 오른쪽 다리 긁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달 이상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미디어의 새로운 패러다임, 파이낸스투데이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