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하다 보면 속에서 썩은 냄새가 올라온다는 표현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상을 찡그릴 정도로 독한 냄새이다 보니 주변 사람도 힘들고 그럴수록 환자는 더욱 눈치를 보게 된다고 합니다.
썩은 냄새는 식도를 통해 위장에서 악취가 직접 역류해서 올라오는 경우와 호흡이나 구강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위장과 식도가 만나는 부위의 괄약근이 느슨해지면 위장에서 냄새가 올라올 수 있는데, 불규칙한 식사, 음식을 먹고 바로 눕는 습관, 안 좋은 음식의 섭취,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나빠진 위장 기능이 주된 원인입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시큼한 냄새나 음식물 냄새가 올라오며 증상이 심할 때는 음식물 썩는 냄새, 하수구 냄새, 시궁창 냄새 등 역한 냄새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소화불량, 속 쓰림, 신물, 트림 등의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소화에 불편함이 없다고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위장에서 직접 역류가 되는 증상 외에 지나친 다이어트나 잦은 공복 상태, 피로나 쇠약 등의 전신 증상이 있을 때도 심한 썩은 냄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복이 길어지거나 지나치게 힘이 들면 침 분비가 줄어들면서 건조한 입김과 코를 찌르는 악취가 발생할 수 있고, 몸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모두 소비되어 지방이나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될 때도 호흡을 통해서 악취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식도에서 역류가 되거나 호흡을 통한 썩은 냄새는 구강에서 유발되는 증상이 아니므로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냄새는 개선되지 않으며, 원인을 치료해야만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증상과 발병 양상을 자세히 파악하여 위열, 식적, 비위습열, 비위습담, 비위기허, 위음허, 간열, 간허, 신허 등 한의학적 변증을 하고 그에 맞춰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잇몸의 지속적인 출혈이나 염증이 있을 때도 고기 썩는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많은 양의 출혈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소량의 출혈이라도 지속적인 경우에는 악취를 유발할 수 있는데 치과 치료로 개선될 수도 있지만, 치과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고 하는 분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잇몸 염증이나 잇몸 출혈은 위열로 보고 치료를 하면 좋은 효과가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몸이 허약해지고 면역력이 약해져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감별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