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Hello Doctor-김준명 해우소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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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내가 얼마나 그대에게 조심하라고 일렀던가 / 잡담을 나눌 때는 인정 많은 몸짓을 하고 / 입 냄새가 나거들랑 배가 고플 때는 말을 말고 / 늘 친구들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게.’(로마시인 P. 오비디우스 나소의 ‘여성의 화장법’ 중에서)
‘어떤 사람 입에서 역한 냄새가 몹시 나 친척들도 돌아앉아 말하게 되었다. 폐금(肺金)은 원래 비린내를 주관하는데, 지금 폐금이 화(火)의 억제를 받고 있다. 다조산(茶調散)을 써서 토하게 하였는데 병이 10분의 7이 덜어졌다.’(동의보감 ‘구설(口舌)’중에서)
입 냄새(구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남선녀들이 품위 있는 몸가짐을 위해 제거해야 할 ‘우선 대상’으로 손꼽혀 왔다. 로마시대 여성들의 화장(化粧) 습속을 담아낸 유럽의 고시(古詩), 허준의 동의보감만 들여다봐도 옛 사람들이 이를 얼마나 경계했는지 단박 알 수 있다. 하물며 직장, 동네, 학교 등에서 숱한 사람들과 수시로 만나고 대화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겐 더욱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간·장에 생긴 병 구취 유발과 상관관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에 자리한 해우소한의원의 김준명 원장(38)에게 구취에 대해 캐물었다. 김 원장은 구취를 특유의 장기해독요법으로 고쳐, 강남 개원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주인공이다. 사실 김 원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알코올성 지방간,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을 진료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마주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구취 증상을 갖고 있고, 이들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사실이 퍼뜩 머리를 스쳤다고 그는 말했다.
구취와 그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간, 장에 생겨나는 병을 오랫동안 치료하다 보니 장기의 기능 이상과 입 냄새의 상관관계에 대한 깨달음에 이르게 됐던 것이다. 이어 얼마 뒤인 2007년 4월, 김 원장은 공동원장으로 있던 한의원에서 독립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새긴 한의원 간판을 내걸었다. 지금의 해우소한의원이다.
입 냄새, 즉 한방에서 말하는 구취(口臭)는 입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로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어 고통스런 병이다. 직접적 발생 원인은 입안 박테리아의 과다 증식과 몸 속 노폐물 축적 탓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병인(病因)은 간, 위, 장에 생겨나는 열(熱), 습(濕) 등에 근본 뿌리를 두고 있다고 김준명 원장은 설명한다. 칫솔, 구강청결제로 입 안을 아무리 깨끗이 세척해도 이상야릇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그가 구취 근치법으로 간 해독과 장 세척을 택한 이유다.
김 원장은 구취 환자를 원인과 증상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눈다. 간이 안 좋은 사람(20~30%), 위에 열이 많은 사람(20%), 위장 혹은 비장이 심하게 습한 사람(20~30%)이다. 허약체질 탓도 5%가량 된다고 보고 있다.
간 해독은 몸 안에서 노폐물 등 독소를 몰아내는 정화(淨化)의 과정이다. 장 세척을 통해서는 위의 열 등 이상 증상을 바로잡는다. 충치, 잇몸병, 설태(혀의 표면에 생기는 이끼 모양의 부착물) 등 입 냄새를 유발하는 일부 증상도 이때 사라지게 된다. 이는 한방의 이른바 ‘한토하(汗吐下)’ 세 가지 치료법 중 하법에 해당한다. 한토하란 땀을 내거나, 토하게 하거나, 설사를 하게 하는 것을 일컫는다. 해독요법에 대해 김 원장은 “몸 속 노폐물을 없앰으로써 인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되돌리는 게 목적”이라고 요약했다. 약재에는 입 마름 증상에 유용한 백문동이 빠지지 않는다.
김 원장에 따르면 입 냄새는 석 달 정도 치료하게 되면 증상이 많이 가신다. 그는 “1주일에 간 해독을 2번, 장 세척을 2~3회씩 모두 4~6번가량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 냄새가 가신 정도는 화학원소 측정기 할리미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입 냄새의 정도는 몸의 컨디션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다”면서 “용기를 내 주변 사람들에 불쾌감 정도를 물어보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만일 그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면 호전상태를 실감나게 파악할 수 있는 잣대로 삼고, 큰 불쾌감을 못 느끼는 정도라면 자신감을 갖고 함께 어울리라는 권고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음주와 흡연은 구취 해소를 위해서도 안 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의 탈수 작용으로 인해 입 안이 건조해지고 각종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입 냄새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음주가 잦은 사람, 담배 많이 태우는 사람일수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고 그는 권한다.
▲어려운 이웃·환자 아픔 씻고 웃음 찾아주기 열정
‘개원식 때 축하 화환 안 받습니다. 그럼에도 꼭 성의를 표시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쌀 한 포대씩만 대신 받겠습니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이 2007년 4월 한의원 개원식에 앞서 지인 등에게 띄운 이메일 내용이다. 김 원장은 개원 당시 화환 대신 쌀을 십시일반 모아 모두 30가마니를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들에 건넨 가슴 따뜻한 한의사다. 단골 환자, 친지, 지인 등 개원식 참석자 중 50여 명이 가져온 쌀을 헤아려 보니 20가마니 안팎. 김 원장은 자신의 돈으로 10가마니를 더 보태 서울 방배동의 한 사회복지관에 전달했다.
쾌활한 성격에 언제 어디서나 생글거리는 낯빛의 김 원장은 여성 환자들을 종종 울리는(?) 얄궂은 사람이기도 하다. 진료상담 중 “요즘 힘든 일 있으신가요?”라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올려다보면,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얼마 전 부부싸움, 직장에서 열 받은 일, 금전 고민 등 소소한 일상까지 훌훌 털어놓는단다. 한의원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일부 여성들은 이 과정에서 가슴 속 응어리를 털어내듯 엉엉 울기도 한다는 것.
한의원 이름 석 자에도 스토리가 얽혀 있다. 작명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던 김 원장의 눈에 ‘해우소(解憂所)’라는 단어가 꽂혔다. “이거야!”하고 무릎을 쳤다. 하지만 한의원 간판에 실제 새겨진 이름은 조금 달랐다. 解憂所에서 세 번째 글자 ‘所(바 소)’를 ‘笑(웃음 소)’로 살짝 바꿔치기 했던 것. 환자들의 근심과 아픔을 씻어내고 웃음을 되찾아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송강섭 객원기자 pingoo1@naver.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19호(2월23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내가 얼마나 그대에게 조심하라고 일렀던가 / 잡담을 나눌 때는 인정 많은 몸짓을 하고 / 입 냄새가 나거들랑 배가 고플 때는 말을 말고 / 늘 친구들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게.’(로마시인 P. 오비디우스 나소의 ‘여성의 화장법’ 중에서)
‘어떤 사람 입에서 역한 냄새가 몹시 나 친척들도 돌아앉아 말하게 되었다. 폐금(肺金)은 원래 비린내를 주관하는데, 지금 폐금이 화(火)의 억제를 받고 있다. 다조산(茶調散)을 써서 토하게 하였는데 병이 10분의 7이 덜어졌다.’(동의보감 ‘구설(口舌)’중에서)
입 냄새(구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남선녀들이 품위 있는 몸가짐을 위해 제거해야 할 ‘우선 대상’으로 손꼽혀 왔다. 로마시대 여성들의 화장(化粧) 습속을 담아낸 유럽의 고시(古詩), 허준의 동의보감만 들여다봐도 옛 사람들이 이를 얼마나 경계했는지 단박 알 수 있다. 하물며 직장, 동네, 학교 등에서 숱한 사람들과 수시로 만나고 대화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겐 더욱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간·장에 생긴 병 구취 유발과 상관관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에 자리한 해우소한의원의 김준명 원장(38)에게 구취에 대해 캐물었다. 김 원장은 구취를 특유의 장기해독요법으로 고쳐, 강남 개원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주인공이다. 사실 김 원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알코올성 지방간,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을 진료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마주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구취 증상을 갖고 있고, 이들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사실이 퍼뜩 머리를 스쳤다고 그는 말했다.
구취와 그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간, 장에 생겨나는 병을 오랫동안 치료하다 보니 장기의 기능 이상과 입 냄새의 상관관계에 대한 깨달음에 이르게 됐던 것이다. 이어 얼마 뒤인 2007년 4월, 김 원장은 공동원장으로 있던 한의원에서 독립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새긴 한의원 간판을 내걸었다. 지금의 해우소한의원이다.
입 냄새, 즉 한방에서 말하는 구취(口臭)는 입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로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어 고통스런 병이다. 직접적 발생 원인은 입안 박테리아의 과다 증식과 몸 속 노폐물 축적 탓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병인(病因)은 간, 위, 장에 생겨나는 열(熱), 습(濕) 등에 근본 뿌리를 두고 있다고 김준명 원장은 설명한다. 칫솔, 구강청결제로 입 안을 아무리 깨끗이 세척해도 이상야릇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그가 구취 근치법으로 간 해독과 장 세척을 택한 이유다.
김 원장은 구취 환자를 원인과 증상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눈다. 간이 안 좋은 사람(20~30%), 위에 열이 많은 사람(20%), 위장 혹은 비장이 심하게 습한 사람(20~30%)이다. 허약체질 탓도 5%가량 된다고 보고 있다.
간 해독은 몸 안에서 노폐물 등 독소를 몰아내는 정화(淨化)의 과정이다. 장 세척을 통해서는 위의 열 등 이상 증상을 바로잡는다. 충치, 잇몸병, 설태(혀의 표면에 생기는 이끼 모양의 부착물) 등 입 냄새를 유발하는 일부 증상도 이때 사라지게 된다. 이는 한방의 이른바 ‘한토하(汗吐下)’ 세 가지 치료법 중 하법에 해당한다. 한토하란 땀을 내거나, 토하게 하거나, 설사를 하게 하는 것을 일컫는다. 해독요법에 대해 김 원장은 “몸 속 노폐물을 없앰으로써 인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되돌리는 게 목적”이라고 요약했다. 약재에는 입 마름 증상에 유용한 백문동이 빠지지 않는다.
김 원장에 따르면 입 냄새는 석 달 정도 치료하게 되면 증상이 많이 가신다. 그는 “1주일에 간 해독을 2번, 장 세척을 2~3회씩 모두 4~6번가량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 냄새가 가신 정도는 화학원소 측정기 할리미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입 냄새의 정도는 몸의 컨디션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다”면서 “용기를 내 주변 사람들에 불쾌감 정도를 물어보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만일 그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면 호전상태를 실감나게 파악할 수 있는 잣대로 삼고, 큰 불쾌감을 못 느끼는 정도라면 자신감을 갖고 함께 어울리라는 권고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음주와 흡연은 구취 해소를 위해서도 안 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의 탈수 작용으로 인해 입 안이 건조해지고 각종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입 냄새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음주가 잦은 사람, 담배 많이 태우는 사람일수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고 그는 권한다.
▲어려운 이웃·환자 아픔 씻고 웃음 찾아주기 열정
‘개원식 때 축하 화환 안 받습니다. 그럼에도 꼭 성의를 표시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쌀 한 포대씩만 대신 받겠습니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이 2007년 4월 한의원 개원식에 앞서 지인 등에게 띄운 이메일 내용이다. 김 원장은 개원 당시 화환 대신 쌀을 십시일반 모아 모두 30가마니를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들에 건넨 가슴 따뜻한 한의사다. 단골 환자, 친지, 지인 등 개원식 참석자 중 50여 명이 가져온 쌀을 헤아려 보니 20가마니 안팎. 김 원장은 자신의 돈으로 10가마니를 더 보태 서울 방배동의 한 사회복지관에 전달했다.
쾌활한 성격에 언제 어디서나 생글거리는 낯빛의 김 원장은 여성 환자들을 종종 울리는(?) 얄궂은 사람이기도 하다. 진료상담 중 “요즘 힘든 일 있으신가요?”라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올려다보면,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얼마 전 부부싸움, 직장에서 열 받은 일, 금전 고민 등 소소한 일상까지 훌훌 털어놓는단다. 한의원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일부 여성들은 이 과정에서 가슴 속 응어리를 털어내듯 엉엉 울기도 한다는 것.
한의원 이름 석 자에도 스토리가 얽혀 있다. 작명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던 김 원장의 눈에 ‘해우소(解憂所)’라는 단어가 꽂혔다. “이거야!”하고 무릎을 쳤다. 하지만 한의원 간판에 실제 새겨진 이름은 조금 달랐다. 解憂所에서 세 번째 글자 ‘所(바 소)’를 ‘笑(웃음 소)’로 살짝 바꿔치기 했던 것. 환자들의 근심과 아픔을 씻어내고 웃음을 되찾아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송강섭 객원기자 pingoo1@naver.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19호(2월23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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