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알 수 없는’ 입냄새, 원인은 무엇일까? >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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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묘가인 김진원(34. 가명)씨는 고양이 6마리를 거느린 ‘냥이 아빠’다. 출근해서도 짬짜미 CCTV로 집에서 노는 고양이 상태를 확인 할 정도다. 반려 동물로 고양이를 맞이한 후 7년 동안 동호회에서도 열성 회원으로 꼽힌다. 처음 고양이를 맞이한 회원들의 방문으로 주말이면 북적이던 김씨의 집은 넉달간 조용하다.

원인은 입냄새였다. 고양이 냄새가 심하다는 소리 들을까봐 사흘에 한번 대청소 할 정도고 본인도 유난히 깔끔을 떤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입냄새가 심해지면서 회원들의 발길이 점점 끊겨 우울하다. 고양이도 뽀뽀를 하려 안는 순간 버둥거리며 도망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불과 넉달만에 생긴 일이다. 입냄새를 없애기 위해 인터넷에서 좋다는 방법을 총동원하고 양치질도 수시로 하고 있지만 입냄새는 떠나지 않는다. 입냄새는 일상생활은 물론 비즈니스 관계도 힘들게 만들었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한의학 박사)은 “상식적으로도 입냄새는 입안 문제고 또, 첫 번째 요인이다”며 “하지만 양치질과 가글 제품 등 입안을 깔끔히 해도 역한 냄새가 계속되면 다른 곳이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우소한의원이 내원한 환자들을 통해 조사한 결과 약 70% 가까운 사람들은 입냄새를 인지한 이후 칫솔 교환과 가글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또,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를 따라한 경험이 2회 이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 마늘, 매운 고추, 홍어, 청국장 같은 자극적인 음식 또는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먹으면 당연히 입 속에 강한 향이 남는다. 여기에 일명 ‘식후땡’으로 불리는 흡연과 커피 한잔으로 카페인이 더해지면 더욱 심해진다. 보통 직장인들을 점심 식사 후 커피, 담배 후 오후 일과 시작 전 양치질을 한다. 입안 문제라면 양치질만 잘하면 금방 해결 될 수 있다. 그러나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입냄새가 계속되면 고민은 깊어진다.

입냄새가 심해지면 ‘양치질 → 가글 제품 → 심한 양치질 → 잦은 양치질’와 같은 패턴으로 움직인다. 즉, 입안 문제로 인식해 계속해 입안만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혓바닥을 너무 심하게 자극해 헛구역질이 나거나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김준명 원장은 “자극적인 입냄새의 원인의 첫 번째는 입안이 문제인 것이 사실”이라며, “위와 같은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해도 여전하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이는 입냄새의 원인이 구강 문제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양치질과 가글 제품으로 해결 되지 않으면 검증되지 못한 민간요법을 검색해 따라하게 된다. 이럴 경우 오히려 병을 키우거나 몸의 다른 곳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의들이 말하는 고약한 입냄새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구강 청결이다. 음식물 섭취나 식사 후 고유의 향이 입안에 남기 때문에 양치질과 가글 제품으로 입안을 헹궈내는 것은 필수. 또, 치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호흡으로 들어온 세균과 결합해 부패하면서 고약한 향을 만들거나 치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릴 때 부모님께 들었던 ‘양치질 해라’만 잘 따라 해도 금방 해결 될 수 있다.

허나 입안이 아닐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전문의들은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해도 고약한 입냄새가 계속된다면 몸 속 장기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음식물을 섭취 후 인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소비 되고 필요 없는 것들은 몸 밖으로 배출 된다.

몸 속 장기가 건강하면 이 과정은 원활히 이뤄진다. 반대로 장기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건강치 못하면 몸 밖으로 배출 되지 못하고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이 가스가 고약한 입냄새로 나타난다는 것. 때문에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해도 역한 구취가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